살면서 하는 인테리어란 이사를 하지 않고 거주 상태를 유지한 채, 집을 몇 개의 구역으로 나누어 순차적으로 시공하는 방식을 말한다. 짐을 모두 비우고 진행하는 전체 공사와 달리, 생활의 동선을 남겨 두고 그 옆에 공사의 동선을 겹쳐 놓는 일이다. 그래서 이 방식의 성패는 마감재의 화려함이 아니라 계획의 밀도에서 갈린다. 어떤 공정이 가능한지, 어떤 순서로 움직일지, 먼지와 소음을 어디까지 통제할 수 있는지. 이 세 가지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거주 중 시공은 충분히 현실적인 선택이 된다.

거주 중에 가능한 공정

기준은 단순하다. 물과 전기의 큰 줄기를 건드리지 않고, 하루나 이틀 단위로 구역을 닫았다 열 수 있는 공정이라면 대체로 거주 중에도 진행할 수 있다. 잠자리와 물, 불처럼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능이 그날 저녁 안에 복구되는가를 물으면 판단이 쉬워진다.

이사 없이는 어려운 공정

반대로 집 전체를 한 번에 비워야 하는 공정이 있다. 무리해서 거주와 병행하면 기간과 비용이 늘고, 마감의 품질도 흔들리기 쉽다. 가능과 불가능의 경계는 결국 집의 기반 설비를 얼마나 오래 멈춰야 하는가에 달려 있다.

진행 순서, 구역을 닫고 여는 리듬

살면서 하는 인테리어의 순서는 공정표보다 짐의 이동 경로를 먼저 그리는 데서 시작한다. 오늘 비운 방이 내일의 창고가 되고, 완성된 방이 다음 공사 기간의 침실이 된다.

예컨대 침실 두 개와 거실을 손보는 경우라면, 작은 방의 짐을 안방으로 옮겨 첫 구역을 비우고, 완성된 작은 방으로 잠자리를 옮긴 뒤에 안방을 연다. 두 방이 끝난 다음에야 거실의 가구가 갈 곳이 생긴다. 이 흐름이 미리 그려지지 않으면 공사는 계획이 아니라 임기응변이 된다.

구역을 나눌수록 전체 기간은 길어진다. 같은 범위를 빈집에서 진행할 때보다 여유 있는 일정을 잡아야 하고, 그 대신 매일 밤 돌아올 집이 있다는 사실을 얻는다.

공사는 소리로 기억되고, 집은 먼지가 걷힌 뒤의 공기로 기억된다.

먼지와 소음, 통제의 기술

거주 중 공사의 체감 품질은 마감재보다 보양에서 갈린다. 공사 구역과 생활 구역 사이의 경계를 얼마나 성실하게 세우고 지키느냐의 문제다.

보양이 물리적 경계라면, 환기는 시간의 경계다. 분진이 많은 공정이 있는 날은 생활 구역의 문을 닫아 두고, 작업이 끝난 저녁에 맞통풍으로 실내 공기를 바꾼다. 접착제나 도장처럼 냄새가 남는 자재를 쓰는 날은 하루 이틀 여유를 두고 환기 시간을 계획하는 편이 낫다.

시작하기 전에 점검할 것

거주 중 시공을 결정하기 전에 확인해 둘 것들이 있다. 관리사무소의 공사 신고 절차와 엘리베이터 사용 규정, 그리고 가족의 생활 패턴이다. 재택근무를 하거나 어린아이, 반려동물이 있다면 소음이 큰 공정의 날짜에 맞춰 외부 일정을 계획하는 편이 낫다. 비용은 같은 범위의 빈집 공사와 견주면 보양과 공정 분할, 인력의 재방문 같은 추가 요인이 생길 수 있다. 다만 그 폭은 공사 범위와 현장 조건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견적 단계에서 항목별로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인테리어스가 개포래미안포레스트 30평 현장을 거주 중 시공으로 진행했던 것처럼, 이 방식은 제약이라기보다 순서의 문제에 가깝다. 집을 떠나지 않고도, 집은 달라질 수 있다.